정산의 힘 … 재고파악과 투명경영 지름길
처음 종업원 두 명과 장사를 할 때는 3개월에 한 번씩 정산을 했다. 당시 재산이라고 하면 재고와 외상매출금, 외상매입금, 부채 그리고 현금이 모두였다. 재고와 외상매출금, 비품과 현금예금을 더하
고 그곳에서 외상매입금을 빼면 전체자산이 나오고, 이렇게 계산하면 얼마나 수입이 되었는지 계산이 나온다. 아주 간단한 것 같지만 시간이 많이 걸렸다.
주로 토요일 저녁에 정산을 시작하면 다음날 아침까지 재고조사와 검수를 했다. 물론 그때와는 방법은 많이 다르지만 벌써 40년 넘는 세월 동안 계속 해오고 있다. 정산을 하다보면 종종 예상보다는 다
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재고가 부족한 경우도 있었는데, 그래서 전체 재고를 다시 한 번 찾아보면 구석진 곳에서 남겨있는 재고를 찾아내는 경우도 있었다. 재고조사도 하지만 회사 내에 모든 재
고자산을 한 번 더 정리하는 것이 되어 큰 도움이 됐다.
또 비품이나 부채자산도 정리를 계속하다 보면 빠진 것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3개월에 한 번만 해도 대부분 밝혀지고 정리가 된다. 특히 재고조사는 재고파악뿐만 아니라 진열을 하는 데도 큰 도
움이 된다. 재고조사가 끝난 후에는 정리가 잘 되어있고 관리면에서도 큰 도움이 됐다.
이렇듯 전체적인 재고와 재산조사를 파악하고 나면 3개월 동안 얼마나 이익을 내었는지 분명한 이익상태가 파악된다. 특히 직원들 인건비(급료) 등을 책정하는 데도 아주 큰 도움이 됐다. 얼마나 남았으니 어느 정도로 급료를 줘도 괜찮다는 계산이 서고 이로 인해서 투명경영이 이루어진다
판다고 모두 이익 아니다 … 마이너스 판매를 잡아내라
세월이 많이 지났다. 4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는 것은 결코 맞지는않을 것이다. 매출금액이 당시에 한 달에 300만원, 전재산이 1,000만원 밖에 안 되던 시대와 지금은 너무도 차이가 많다. 그러나 방법
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체적으로 산업공구유통업 분야에서 관리 운영비는 8~12% 정도는 된다. 상품을 구매하고 또 점포나 창고에 진열하고 이것을 고객에게 판매, 배송, 운송한 후에 다시 수금을 하고 관리하는 비용이
8~12%인 셈이다. 물론 이보다 더 적은 경우도 있고 더 높은 경우도 있다. 5% 이하의 상품도 있을 수 있고, 또 15% 넘는 상품도 있을 수 있다.
이익이 많이 남는 상품이야 별 걱정이 없지만 세상이 점점 밝아지고 또 인터넷이 발달되다보니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격이 내려가는 현실을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다.
구색 때문에 부득이하게 본전으로 판매한다고 치자. 그러나 본전이라는 것은 실제로 역마진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느 일정기간 동안 역마진으로 판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역마진 판매는 굉장히 위험하다. 이런 상품은 과감하게 결단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눈에 보이지 않고 자기도 모르게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라진 전자제품 대리점 … 타산지석 삼아야
한 10~15년 전일 것이다. 큰 거리마다 대형 전자대리점이 문을 열고 있었다. 삼성전자 대리점과 LG대리점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대부분 없어지고 시골 한적한 곳에 가면 가까스로 있을
까 말까 할 정도다. 스스로 접은 경우도 있고 대부분은 망해서 그만뒀다는 이야기가 많다. 물론 그 자리에는 다른 모습의 직영점이 다시 세워져있다. 남의 이야기나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본다.
근간에 인기 높은 브랜드의 도매를 하는 사업자들에게 위기가 왔다고 한다. 왜냐하면 가격이 계속 내려가기 때문에 시장가격을 따라 팔지 않을 수 없고, 또 메이커와의 계약 때문에 구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재고만 자꾸 쌓인다는 것이다. 거의 본전판매이거나 마이너스 판매이다. 리베이트가 있지 않느냐 하겠지만 이 리베이트 안에 이익이 녹아있어 실제로 거의 이득이 없다고 보는 편이 현명하다. 여기에 관리비용을 제하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이익은커녕 전체 마이너스가 된다.
10년, 20년 해온 사업이라서 계속 하자니 적자가 나고, 안하자니 사업을 그만둘 수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안절부절하는 사업자들을 많이 봤다. 필자 회사 역시 예외는 아니다.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재고는 쌓이고 시장판매 가격은 거의 본전 상태이니 계산을 해보면 마이너스가 줄줄 나오는데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다.
팔기만 하면 이익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일부 품목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사업을 하면서 한두 번쯤의 손실은 발생할 수 있고 감내할 수 있다. 그러나 계속적인 손실 발생은 아주 위험하
다. 마치 물이 새는 물탱크와 같다.
이익계산 분명해야 기업 존재 가능
최근 기사를 보니 우리나라 10대 그룹의 영업이익률과 수익률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80~90년대의 고성장 시대는 이미 지나고 연평균 3%대의 저성장 시대가 되다보니 이익률 하락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보여진다. 그렇다고 무작정 팔고 보자는 식은 앞이 낭떠러지인데 일단 앞으로 진격하자는 것과 같다. 멀리 보고 어디로 갈지, 어떻게 갈지 궁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함께 떨
어질 일만 남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익이 없는 시대에 살아가게 될까 걱정이 된다. 이익개념을 분명하게 잘 관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무엇 때문에 사업을 하는지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산업공구업종은 쉽게 관리할 수 있는 품목이 아니다. 왜냐하면 일률적인 것이 아니라 품목마다 각기 다른 변화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잘 파악하지 못하면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전체 이익도 생각해야 하고 각 분야의 이익도 계산해야 한다. 오랫동안 이익개념을 분명히 하고 사업을 하다 보니 오늘까지 경영을 할 수 있었다고 본다. 이익이 없으면 사업은 존재할 수가 없다. 멀리 보고 따져보고, 절제하며 가야할 것이다. 이익을 내어야 우리업계가 유지된다는 당부의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