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안할 때 해야 운명 바꾼다
1973년 1월 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대구매일신문에 구혼광고를 내었습니다.
“검댕이 숯구이 총각 바보 온달의 아내 될 자는 이 땅에 없는가?”
당시로서는 구혼광고가 거의 없었습니다. 특히 개인이 신문에 광고를 내는 일은 생각도 못할 때였습니다. 아버지께서 회갑을 맞으셨는데, 며느리 없는 회갑잔치가 뭔 소용이냐며 아예 가게에 매일 나오셔서 저를 채근할 때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정해진 사람도 없었고 조그만 버스주차장 앞에서 공구상(직원 2명)하는 형편에 좋은 맞선 자리도 들어오지 않을 때였습니다. 결국 장난인지 배짱인지 모를 그
런 광고를 냈습니다. 그런데 며칠간 다른 전화를 못 받을 만큼 전화가 왔습니다. 물론 그 일로 결혼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광고를 본 친구들의 주선으로 다시 선을 봐 지금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그러니 광고 덕분이 아니라고도 말 못하게 됐습니다. 지금도 어떤 어려움에 딱 부딪힐 때면 그때 난 데 없이 신문에 광고를 냈던 용기를 떠올려 봅니다. 엉뚱하지만 해보기, 남과 다르게 해보기, 눈치 보지 말고 해보기! 그런 용기 덕분에 당시 버스주차장 앞 공구상에서 그래도 오늘날 이만하게 성장했나 봅니다.